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의 [우물가] 발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단원의 풍속화첩(風俗畵帖)의 [우물가]와 거의 같은 단원(檀園)의 채색화가 새로 발견됐다. 두 작품의 차이는 화첩의 규격이 27cm X 22.7cm 인데 반해 새 [우물가]는 42.5cm X 29cm 로 크며 화법과 색상이 풍속화첩과는 다른 강한 원색과 고동색 바탕을 사용했는데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단원의 [큰머리여인]과 유사하게 인물과 복식 등을 섬세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보기에 따라서는 단원이 새 [우물가]를 크게 먼저 완성한 후 나중에 작은 화첩에 옮기며 지면상 좌측과 하단부 여백을 축소했거나 후에 어떤 이유로 화첩의 [우물가]를 다시 넓은 화폭에 정상 구도로 재 배치하고 정교한 실사와 채색 기법으로 다시 제작한 작품이 아닌가 추정된다.

이 새 [우물가]는 지난 6월초 캐나다 몬트리얼 소재 이에고르 미술품 경매장에 작가 미상의 중국 고미술품으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 우연히 한 교민에게 발견됐다. 그림을 보고 등장 인물들의 한복을 보고 한국화 임을 한눈에 알아본 그는 예사 고서화가 아니라는 직감에 화급히 응찰하고 이를 구입했다. 그후 그는 이 작품이 단원의 [우물가]와 너무나 일치하고 낙관 마저 똑같음에 놀랐다. 18세기 말엽에 그 유명한 조선의 천재화가 단원 김홍도(1745~1806)가 남긴 또 하나의 걸작 문화재가 오랜 외유 끝에 이렇게 극적으로 우리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바탕 황토색 이곳 저곳이 일부 곰팡이로 희끗 희끗 변색된 곳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어온 새 [우물가]가 언제 어떤 경로로 캐나다로 건너와 프랑스계 캐나다인에 의해 작가미상의 중국 고서화로 경매에 나오게 됐는지 연유를 알 길이 없으나 이제라도 임자를 만나 제자리를 찾게돼 참 다행스럽고 잘된 일임에 틀림없다.


유홍준 문화재청장님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통해 문화재에 서린 조상의 체취와 역사의 향기를 찾아 소개하신 적이 있는데 '단원 김홍도와 조선시대 민화' 강좌에서 이 [우물가]를 해학적으로 정겹고 친근감 있게 소개했다. [..우람한 가슴을 풀어헤치고 물 한 바가지 달라고 해서 물 한 바가지를 떠 주면서 내외하느라고 고개를 살짝 돌렸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돌린 표정이 싫지는 않은 정도의 표정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이 아줌마가 왔다 갔다 댓거리 하는 것을 못 본 척하고 살짝 웃고 있죠. '잘 돼 가는구나' 그리고서 못 본 척 해주는 거예요. 그런데 저 뒤에 오는 물 길어 오는 돼지 아줌마가 심통이 나서 그냥 째려보고 있잖아요. 뭐라고 그랬을까요? '육시랄놈 어디와서 수작이야?'..]

작품에 관한 문의는 [이곳]으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 웹진 괴물딴지 1999-2010.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