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에 얽힌 민족 수난사

얼마전 미국 메릴랜드 세인트 마이클 소재 미술상 칼라이스씨는 비싼 유화 작품들과 함께 희귀우표 한 세트를 경매에 붙여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디자인이 서로 다른 우표들이 가지런히 유리액자 안에 놓인 우표 세트는 조선이 1884년에 인쇄하여 1885년에 처음으로 사용한 우표 2종과 1886년의 우표 3종, 그리고 1895년에 인쇄해 사용한 우표 4종이며 나머지 우표들은 인쇄된 내용을 추후에 정정하여 사용한 1895년~ 1903년 사이의 우표들이라고 했다.

1885년 사용된 5문과 10문 등 우표는 한국 최초의 우표로 무척 희귀한 역사적 가치를 지녔으며 1895년 사용된 4종의 우표는 최초의 태극기 문양을 채용한 것으로 수집가들에게 인기있다고 말했다.

그가 콜렉션한 이 우표세트에는 이외에 11장의 특이한 설명들이 붙어있는 우표들이 보이는데 <'朝鮮'으로 인쇄된 우표를--'대한'이라고 빨강 잉크로 정정 도장을 찍어서 사용한 우표>, <'5푼' 우표에 -- '一錢', '25푼' 우표에 -- '二錢', '三錢' 등으로 액면가를 검은 색 도장으로 정정하여 사용한 우표>, <'5푼' 우표를 -- '1푼', '25푼' 우표를 -- '2푼'으로 빨강 잉크로 액면가를 낮추어 정정 도장을 찍어 사용> 한 것 들이다.

또 이 우표 콜렉션의 색다른 묘미는 코리아의 국호가 우표들 간에 서로 상이하고 알파벳 표기가 각기 다른 것이 특이해 大朝鮮國, 대죠션국, 대한뎨국 COREE, COREA , KOREA, 등 여러가지가 등장하며 1895년 발행된 태극기를 중앙에 넣어 만든 우표는 태극 문양이 다르고 4괘의 위치가 서로 뒤바뀐 잘못 도안된 우표 들이다.

소장가인 칼라이스는 전문 미술상 답게 이 조선의 古우표 연구에 무척이나 깊이 빠져 있는 것 같았다. 벽안의 칼라이스가 우표에 매료돼 19세기말~20세기초 조선왕조 말기 암울했던 민족 수난의 역사 현장을 넘나들었다고 생각하니 120년전을 전후하여 서구열강들이 사방에서 들이닥쳐 각축전을 벌이며 나라를 멋대로 유린한 치욕스러운 민족 통한의 역사 현장들이 우표들을 통해 생생하게 느껴진다.


프랑스인 고문에 의뢰해 유럽에 인쇄 의뢰한 우표는 'COREE'가 됐고 한반도를 선점한 러, 청, 불 세력을 역습하며 세력을 서북으로 확장해 나가는 거대한 신흥 영어권 세력의 파워를 업은 일제는 700년 이상 세계가 사용해온 'COREA'를 알파벳 'JAPAN'의 뒤쪽으로 밀어내려고 'KOREA'로 개칭하는 계략을 썼고 나라도 황제의 제국 대한제국으로 격상시키는 교활한 연극을 꾸미지 않았나? 태극문양과 4괘를 고의적으로 일본에서 엉터리로 인쇄해 와서 민족혼과 조선의 국기를 말살시키려는 흉계가 이 인쇄물에서 그 마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우표들은 일제에 의한 국권 유린이 이미 1880년대에 일어났음을 말하고 있다. 1910년 경술 합방 비극이 있기 이미 30년전부터 이렇게 용의주도하게 침략을 진행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 우표 몇장이 어느 역사교수의 강의와 교과서 보다 우리에게 강하게 다가오고 진실을 전하고 있으며 마음 속 깊이 감동과 울분이 솟구치게 한다. 칼라이스씨의 콜렉션을 보면서 그때 그 시절 민족의 아픔과 통한의 역사를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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