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궁의 금박 입힌 무하선사 좌상

중국 불교의 4대 명산 가운데 하나인 안휘성 청양현에 위치한 구화산에는 만년사라는 큰 사찰이 있고 그곳에는 백세궁이라는 암자가 있는데 백세궁은 무하선사의 금 입힌 좌상을 모신 곳이다.

지금도 병을 고치고 소원을 이룰 수 있는 효력이 있다고 알려져 많은 참배객들과 관광객들이 찾는 백세궁에는 흥미로운 전설들이 많이 전해내려온다.

중국 명나라 만력제(1573-1619) 시절 구화산 사찰에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행하는 혜옥이라는 스님이 찾아와 높은 동애 절벽 꼭대기에 작은 움막을 짓고 수도하기 시작했다.

혜옥 스님은 28년간 암자에만 기거하면서 자신의 혀에서 피를 내 불경을 쓰는 기이한 고행을 계속하며 81권의 불경을 필사하고 126세였던 1623년에 앉은채 입적했다.

사찰 스님들은 혜옥 스님이 입적한 후 3년이 지나도 시신이 썪지 않는 것을 보고 그가 부처의 화신이라고 믿으며 시신에 금을 입혀 그를 육신좌상으로 만들어 암자에 모셨는데 이같은 소식을 들은 명나라 황제는 혜옥 스님을 '부처의 화신' 이라고 칭하고 추앙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세월이 지난 청나라 때 구화산 사찰에는 큰 화재가 발생해 스님들이 혜옥 스님의 육신 금좌상을 다른 장소로 옮기려고 했는데 당시 혜옥 스님은 아무리 옮기려고 해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혜옥 스님이 움직일 생각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좌상 앞에 모두 엎드린 스님들은 안 움직이시면 함께 타죽겠다고 읍소했는데 이 말이 끝나자 마자 혜옥 스님은 두 팔을 앞으로 들었고 그 즉시 하늘에서는 폭우가 쏟아져 사찰의 화재가 진압됐다고 한다.

한번은 구화산 자락의 이름난 도자기 마을 진대첸에서 도자기를 만든 도공이 연로하신 스님 한 분이 찾아와 말없이 7일 밤낮을 정좌하고 묵상해 혹시 사찰을 건립하기 위한 기금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뒤늦게 물었다고 하는데 스님은 사찰을 건립하는데 지필묵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스님은 '구화산 백세궁'이라고 새긴 도기 그릇을 가마에 넣어달라고 분부했고 도공은 스님이 요구한 그대로 도기그릇을 가마에 넣었는데 시간이 돼 가마를 열으니 가마 안에는 똑같은 글이 새겨진 도기 사발이 8천 4백개가 있었고 이에 놀라 스님을 찾은 도공은 스님이 이미 자취가 없어진 것을 보고 그가 보통 스님이 아니었다는 것을 짐작했다고 한다.

후에 도공은 백세궁의 무하선사 좌상을 보고 바로 이분이었구나 하며 대번에 알아봤다고 하는데 만년사가 부족한 그릇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말을 들은 도공은 글이 새겨진 도기 그릇을 모두 구화산 사찰에 기증했고 이 그릇들은 박물관에 지금도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안휘성 청양현의 구화산에 있는 만년사에서 직접 볼 수 있는 혜옥 스님(무하선사)의 금좌상은 지금도 화재가 발생했던 당시 모습 그대로 두 팔을 올리고 있는데 세계에서 만년사 백세궁을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은 언제 혜옥 스님이 팔을 다시 움직일까 올려다 보며 스님의 평안을 빌고 경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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