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미술품이 음모론과 괴담으로 수난


로마에는 안토니오 바르베리니 추기경이 1626년에 세웠다는 카푸친 수도회의 산타 마리아 델라 콘첸찌오네 성당(일명 해골사원)이 있는데 예배당 벽에 르네상스 시대 이태리의 천재화가 귀도 레니의 아름다운 벽화가 그려져 있다.

천사장 미가엘이 사탄의 머리를 짓밟고 칼을 치켜든 모습의 성화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 밟혀있는 사탄의 얼굴이 바로 후에 교황 이노센트 10세가 된 안토니오 바르베리니(팜필리)추기경의 얼굴과 같다는 전설이 있다.

그 사연은 두 가문이 서로 대립해온 가운데 팜필리 추기경이 공개적으로 귀도 레니를 모욕하고 멸시한 것이 원인이 돼 귀도 레니가 그가 요구한 벽화를 그리며 복수했다는 것이다.





바티칸의 시스티나 예배당에는 미켈란젤로의 불후의 걸작인 <최후의 심판><천지창조> 등 많은 천정화와 벽화가 있다. 이 대작은 성서를 소재로 제작했는데 미켈란젤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를 계승한 인본주위 사상을 내면적으로 신봉했지만 당시 로마 교회의 강요와 교황의 이방종교 탄압에 저항해 교황이 기대한 성스럽고 품위있는 벽화 분위기와는 반대로 등장 인물들의 이미지를 반 교회적이고 혁명적인 거칠고 과격한 이미지와 몸을 거의 드러낸 반라의 흉한 모습으로 묘사했으며 그리스도를 근육질의 벌거벗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폴로 신으로 묘사하고 아담을 전라(全裸)로 그리는 등 작품을 통해 계획적으로 당시 종교 체제에 그림으로 복수했다는 괴담이 전해지고 있다.





1980년 영국 BBC 방송기자인 헨리 링컨 등 3명이 쓴 <성혈과 성배>의 중심에는 17세기 프랑스 최고의 화가인 니콜라스 푸생의 명화 [아르카디아의 목자들]이 있다. 석조 제단에 새겨진 미스터리한 숫자를 놓고 3명의 목동들이 들여다 보며 관심을 보이며 한 아름다운 부인이 목동의 어께에 부드럽게 손을 올려놓고 이들을 주시하고 있다. 이 그림의 배경과 석상이 실제 영국에 존재하며 그곳 제단에 비밀 암호숫자가 새겨져있어 그 암호를 풀면 성배를 찾을 수 있다고 이 작품이 암시했다는 주장인데 니콜라스 푸생이 성배를 지키는 비밀조직인 '템플 기사단'의 멤버 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와 가롯 유다의 모델이 한 사람?

밀라노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교회 식당 벽에 그려져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최고의 걸작 답게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음모론과 괴담을 생산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에서 그리스도의 모델이 됐던 청순하고 고귀한 이미지의 청년이 그 사이 흉악한 살인범으로 변해 그리스도를 배반한 나쁜 유다의 모델로 발탁됐으나 다 빈치가 알아보지 못하고 작품을 완성해 결국 그리스도와 유다가 동일 모델이라는 기이한 전설이 전해진다. 또 최근 댄 브라운의 추리소설 <다빈치 코드>가 생산한 충격적인 음모론이 있다.

이 그림속 그리스도의 오른편에 요한으로 알려진 젊은 제자가 있는데 그는 남성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던 막달라 마리아 라고 주장하며 그 증거로 다빈치가 1483∼1486년에 그린 작품인 암굴의 마돈나(Madonna of the Rocks)의 성모상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과 그녀와 그리스도가 정확히 'V'자를 만들면서 함께 'M'자 모양으로 표현한 것은 여성을 상징하고 그리스도와 막달라 마리아가 결혼한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암시한 것이라는 엄청난 음모론을 생산한 것이다.

다 빈치가 '시온 수도회' 라는 성배를 지키는 비밀결사의 수장이며 성배는 그리스도의 혈통 자체를 의미하고 오늘날까지 극비리에 그리스도의 혈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최후의 만찬> 식탁에 성배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원래 Holy Grail(San Greal)은 없으며 Holy Blood(Sang Real) 즉, 그리스도의 혈통을 지칭한 은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의 음모론이 날로 확산되고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교황청은 물론이고 교인들이 당황하고 분노하며 작가를 비난하는 등 격렬한 논쟁이 이어지는데 영국의 체널4 TV는 지난 2월초 'The Real Da Vinci Code'라는 2시간짜리 특집방송을 통해 댄 브라운의 음모론을 소설속의 사건현장 심층취재와 관련 단체와 인물을 추적하면서 허구성을 조목 조목 파헤쳤다.


문필가에게는 펜이 무기가 되고 화가에게는 붓이 무기가 돼 글이나 화폭을 통해 작가 자신의 의지와 사상을 전하며 때로는 자신이 추구하는 주장이나 이상을 작품을 통해 구현하고 있지만 세상에는 이따금 남의 걸작과 위업에 무단 편승하여 명예와 가치를 훔치고 명성과 부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음모론도 괴담도 재미있고 때로는 유익하지만 <다빈치 코드>는 픽션이기는 하지만 컨셉 자체가 무리하고 지나쳤다는 지적이 많다.

유상현〈웹진 '괴물딴지' 운영자〉ddangi__@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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