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록을 몸속에 심는다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이 애완동물의 분실과 도난시 위치를 추적하고 거리를 방황하는 동물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몇년 전부터 동물 몸 속에 인식표를 이식하는 서비스가 시행됐다. 이 기술이 더욱 발달해 최근 동물이나 인간의 GPS(지리측정시스템) 추적이 가능해지고 개인의 신원확인과 의료기록, 각종 ID카드와 전자결제 등 자료를 저장한 마이크로칩이 피부 밑에 이식되고 있다.

지난 7월 16일 〈워싱턴포스트〉지는 멕시코의 라파엘로 마세도 법무부 장관과 그의 직속 검찰수사관 160명이 팔꿈치 속에 저주파 라디오 파를 발신하는 마이크로칩 캡슐을 이식했다고 보도했다. 이 칩에는 위치 추적 외에 개인신상 인식 자료와 각종 전자정보가 입력돼 있다. 멕시코 법무부는 3천만달러를 들여 마이크로칩과 스캐너, 수사에 필요한 각종 정보의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칩을 이식한 수사관들이 항시 네트워크와 연결돼 효과적으로 범죄를 소탕할 수 있게 했다는 내용이었다. 현지 언론은 몸에 칩을 이식한 법무부 장관과 핵심 수사관들을 '로보캅' 이라고 부른다. 또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묘사한 프리크라임(pre-crime) 특수경찰대(미래의 미국 워싱턴시가 운영하는 범죄를 예측해 범죄를 예방하는 임무를 띤 경찰)와 비교했다.

멕시코서는 특수 로보캅 등장
현재 테러 위협에 직면한 세계 각국은 테러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여러 가지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해 국가의 보안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고도로 정밀해진 테러공격에 대처하는 강력한 국가 안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제정된 국토안전법은 올해 10월 26일까지 시민들의 여권을 누구도 위조할 수 없는 생체인식(Biometrics) 여권으로 대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컴퓨터 기술의 혁신은 개인의 모든 정보를 글로벌 네트워크에 연결하고 세계 어느 곳에서도 즉석에서 신상자료가 자동 열람되고 분석되는 시대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종래의 신용카드-현금카드-운전면허증-주민증-의료카드 등 각종 마그네틱 카드는 IC(집적회로) 내장 스마트카드 1장으로 교체되고 이렇게 사용되는 스마트카드는 몸 속에 쉽게 이식되는 마이크로칩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별도의 출국 검사대나 출입자 검색을 하지 않고 전자동으로 개인신상이 인식되고, 병원의 수속도 서류 없이 자동 처리되며, 쇼핑시 계산대에 머물 필요가 없는 세상이 도래하는 것이다.

지난해 4월 독일의 최대 유통업체인 메트로그룹은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전자태그) 전자칩을 사용하는 슈퍼마켓을 열고 고객들에게 마이크로칩 카드를 제공해 자동계산 서비스를 실현했다. 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나이트클럽은 단골고객들에게 '베리칩(Veri Chip)'이란 마이크로칩을 몸 속에 넣어주는 VIP서비스를 시행해 성업중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이러한 IC칩 내장 스마트카드나 신체이식 마이크로칩 같은 첨단 생체인식기술은 사생활과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또 테러방지법 등이 새 통제와 지배 음모라고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첨단과학기술을 주도하는 기술선진국들은 앞을 다투어 급변하는 사회 환경의 주역이 되고자 변혁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유상현〈웹진 '괴물딴지' 운영자〉ddangi__@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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