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투영웅은 프로게이머


4명의 군인이 계기판과 컴퓨터 화면이 있는 좁은 방에 앉아 열심히 비디오 게임을 즐기고 다른 방에서는 비행복을 입은 군인들이 조이스틱을 이용해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게임방 같은 이 광경은 영국 윌트셔 워민스터 육군부대 내의 'CATT'라는 통합 군 훈련시스템에 연결된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훈련중인 영국 육군 전차병들과 '톱신(TOPSCENE)'이라는 전투비행시뮬레이션을 통해 곧 수행할 폭격작전에 앞서 리허설 중인 미 공군 전투비행단 조종사들의 훈련모습이다.

지난 6월 18일 〈스펙트럼〉지는 커버스토리로 군 작전과 훈련에서의 시뮬레이션 사용 실태를 다뤘다. 미군 조종사들은 아프가니스탄에 출격하기 수주 전부터 '톱신'을 이용해 훈련을 받았는데 아프간 상공에 첫 출격해 목격한 산악지대와 접근로의 지형이 여러 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본 광경과 일치해 좋은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항공정찰 사진과 위성사진, 그리고 작전지역의 상세한 정보가 포함된 3차원 컬러영상을 토대로 제작된 이 시뮬레이션은 상업용 비디오 게임과 유사하다. 조종사들은 고성능 시뮬레이터에 앉아 가상으로 이륙하고 실제와 같은 기내에서 비행 고도와 속도를 유지하며 컴퓨터가 제공한 최상의 접근로와 지형정찰정보, 공격목표 식별훈련을 거쳐 정밀사격 예행훈련을 한다.


비용 줄이고 전투력 효과적 증진

이렇게 컴퓨터가 날로 정교해지고 3D 모델링과 그래픽, 특수효과 등 영상 제작기술과 첨단 정보통신 시스템으로 그동안 인적인 정보에 의존하던 각종 군사정보가 가상현실로 재생돼 시뮬레이션 기능을 극대화하자 군대의 기동과 사격훈련 등이 점차 게임으로 대체되는 것이 선진국들의 추세다.

〈군사전문뉴스(MTSN)〉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매년 약 4억달러를 시뮬레이션 제작과 훈련기재 구입에 사용한다. 이는 매회 훈련에 소비되는 수백만달러와 미사일이나 화력 사격훈련 등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전투력을 효과적으로 증진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미군은 현재 차세대 워게임 시뮬레이션 시스템(JSIMS)을 통해 야전에서 명령-통제-통신-컴퓨터-정보 등의 모든 기능을 조정하고 항공-지상-해상-대기권 등에서 효율적인 연합작전 훈련을 하며 가상전쟁 시나리오나 모의전투를 기획하고 평가한다. 또 이와 같은 시뮬레이션들이 닌텐도-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등 여러 비디오 게임기에 익숙한 신세대 장병에게 부드럽게 조화되고 있음도 입증됐다.

미 육군은 이미 신세대를 겨냥해 8백만달러를 투자, '미국의 군대(America's Army)'라는 게임을 개발하고 일반에 배포했다. 게임을 하는 네티즌은 모병과 신병훈련 과정을 거쳐 육군에서 현재 실전 배치한 각종 무기들을 자유로이 선택하고 실제와 같이 조작하며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추세로 나가면 언젠가는 게임도사들이 전쟁영웅으로 빛을 보게 될는지도 모를 일이다. 혹시 미래에는 모든 전쟁이 워게임으로 승패를 가르고 '게임오버'는 곧 패전을 의미하게 되지는 않을까.

유상현〈웹진 '괴물딴지' 운영자〉ddangi__@dda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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