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러 기사단 후예들이 바티칸에 도전?


700년 전 바티칸에 의해 이단으로 몰려 치욕스럽게 투옥되고 처형당한 템플러 기사단의 계승자들이 과거의 불명예를 씻고 몰수당한 천문학적인 재산을 되찾겠다고 바티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들이 템플러 기사단의 후예라고 주장한 '자주 성전 기사단 연합' 멤버들은 790억 파운드에 달하는 기사단 소유 재산을 바티칸이 몰수한 것을 알고 있는 현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소송 상대로 택했다.

스페인에 본부를 둔 성전 기사단 연합(TASOTC)은 바티칸 교황 베네딕토16세의 선대 교황 클레멘트 5세에 의해 1307년 템플러 기사단이 해산당할 때 기사단 소유의 수많은 목장들, 제재소들, 기업체들을 포함해 9,000 건 이상의 재산이 바티칸 소유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영국 데일리텔레그라프 보도에 따르면 소송인은 자신들의 목적이 과거 조상들이 당한 재산상의 피해를 복구하는 것뿐만 아니고 템플러 기사단의 '선량한 칭호'를 회복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템플러 기사단은 중세 시대 약 200년간 존재했는데 1096년 1차 십자군 원정으로 예루살렘 성지를 탈환한 직 후 성지를 순례하는 크리스천을 보호할 목적으로 창설됐다.

템플러 기사단은 1129년경 바티칸에 의해 승인됐으며 호의적인 자선 군사조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성지를 잃은 후 템플러 기사단 조직에 대한 크리스천들의 지원이 끊겼고 이 조직의 비밀 입회 신고 의식에 대한 악성 루머가 전파되면서 프랑스 왕 필립 4세의 압력을 받은 교황 클레멘트 5세가 기사단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1307년 해산시켰다.

그런데 지난 2001년, 교황청 고문서학교를 졸업한 중세연구가 바바라 프라레 교수가 교황청 비밀 문서보관소에서 교황 클레멘트 5세가 주재한 템플러 기사단의 재판기록 원본을 우연히 찾아낸 것이다.

재판기록에는 교황 클레멘트 5세가 당초 기사단의 이단 혐의를 사면해줬다는 내용을 포함해서 700여 년 동안 묻혀있던 템플러 기사단 사건에 대한 역사적 진실이 그대로 담겨있어 전문 연구가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템플러 기사단의 종교재판 기록이 발견돼

교황청 비밀문서보관소와 이탈리아의 스크린늄 문화재단은 문제의 기사단 종교재판 기록을 책으로 발간했다. 책에 일련번호를 매겨 800부만 한정 발행하고 마지막 800번째 책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증정했다.

책에는 교황 클레멘트 5세가 기사단장과 지휘관들의 부도덕한 범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종교적 이단 행위 문제는 없었음을 확인하고 사면한 것으로 처음 기록에 나와 있다. 하지만 프랑스 왕 필립 4세의 압력을 받은 클레멘트 교황은 1312년에 초기 사면 결정을 번복하고 기사단을 이단으로 몰아 자크 드 몰레이 단장과 그의 참모들을 1314년 화형시키고 템플러 기사단을 해체시켰다.

전설적인 `성배'와 '성궤'의 수호자로 묘사된 템플러 기사단은 자주적인 주권국에 준한 지위로 세계와 교역하며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는데 오늘날 무역거래에서 결재 수단으로 사용하는 신용장이 바로 템플러 기사단에 의해 최초로 교역에 사용한 증서에 기초한 것이다.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오늘의 은행같이 금융업을 운영한 기사단은 유럽의 여러 군주들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주었는데 필립 4세도 전쟁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느라 이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결국 필립 4세는 빚을 갚는 대신 바티칸에 압력을 넣어 종교재판으로 기사단을 단죄케 하고 조직을 해체시켜 바티칸과 함께 기사단의 재산까지 모두 몰수해 버렸다고 보는 프레일 교수는 1307년부터 1312년 사이 템플러 기사단의 종교재판이 클레멘트 교황과 필립 왕 사이의 정치적 분쟁에서 파생한 중대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1300년대에 기사단이 해산, 와해된 후 1700년대 프리메이슨 요크 라이트에 의해 템플러 기사단의 이미지와 의식이 부활되며 '템플러 기사단'이 결성됐고 성전 기사단 연합(TASOTC)은 1804년에 결성돼 오늘에 이르렀다. 이 템플러 기사단 신, 구 조직 사이에는 400년의 공백기가 존재하는데 어떻게 현 기사단이 이 갭을 극복하고 법적으로 후계자나 자손들로 인정될 지 현재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종교재판 기록들을 유력한 증거로 제시한 이번 소송사건을 놓고 최근 '다빈치 코드'나 '킹돔 오브 헤븐'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현재 프리메이슨이라는 비밀 조직의 핵심 조직으로 베일에 가려진 템플러 기사단의 실체가 직접 소송 사건의 당사자로 등장한 것만으로도 세계인들의 주목과 관심을 끌기 충분한 소재다. 세계인들은 이 소송의 진전을 영화나 연속 드라마를 보듯 흥미 있게 지켜볼 것 같다.

유상현〈웹진 '괴물딴지' 운영자〉ddangi__@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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