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출몰하는 마을


공포의 대왕이 출현했음을 알리는 것인가. 소돔과 고모라 같은 불(火)심판의 서곡인가. 아니면 고대 마야인이 예언한, 기계들의 반란으로 시작된다는 지구 종말의 예고인가.

이탈리아의 지중해 연안 시실리섬 카네토 디 카로니아 마을에서는 2004년 1월 중순부터 자연발화로 인한 정체불명의 화재가 잇따라 발생,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한다. 이 불은 놀랍게도 가정에 있는 냉장고-TV-세탁기-휴대폰 등 가전제품과 가구에 갑자기 불이 붙으며 시작됐다.

가족이 12명인 니노 패지노씨는 "우리 가족은 무서워서 집에서 지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 있는 동안 가구와 전기용품들의 자연발화로 손해를 입은 것 외에는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갈수록 두려워진다"고 말했다.

"이는 분명 악령의 소행"
패드로 스피나토 시장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3주째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를 해명할 자료나 정보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화재로 인한 희생을 피하기 위해 마을을 비우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할 방도가 없다"고 덧붙였다. 시청은 전기기사를 총동원해 마을의 전기케이블 등을 모두 점검했다. 그러나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어떠한 단서도 찾지 못했다. 특히 전기제품뿐만 아니라 전기가 통하지 않는 가구에서도 자연발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화재 당시 불길이 저절로 일어나는 것을 보고 놀란 주민들은 "이는 분명 악령의 소행"이라며 사제들에게 "퇴마의식을 통해 발화를 멈추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로마교황청의 퇴마의식 전문가인 가브리엘 아모르스 신부는 "마귀가 집을 점거하고 전기용품에 나타난 적이 있다"면서 "사탄과 그의 추종자들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과거에 사제들이 퇴치했던 마귀의 출현 기록을 보면 마귀가 가정의 전기용품에 들어가 전기적인 작동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집단적으로 연쇄 화재를 일으킨 적은 없다고 한다. 카네토 디 카로니아 마을의 40여 가구 주민들은 당국의 안전조치에 따라 집에서 대피했다. 그런데 이들 대다수는 어떠한 초자연적인 힘이 화재를 일으키고 있다고 믿고 있다. 현재 주민이 대피한 마을에는 100여명의 기술자와 지질학자가 들어가 원인을 밝히려고 노력중이다. 카네토 디 카로니아 마을에서 계속되는 연쇄화재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마을사람들은 혹시 지옥의 화신이 자신들을 벌하려고 찾아온 것이 아닌지 두려워하고 있다. 그리고 과연 이 사태를 퇴마의식으로 멈출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유상현〈웹진 '괴물딴지' 운영자〉ddangi__@hotmail.com






(c) 웹진 괴물딴지 1999-2010. All Rights Reserved.